인권의 역사 (2) 계몽주의 시대의 역사적 사건 - 미국 혁명과 프랑스 혁명

② 미국혁명
 18세기 후반 영국은 해외에 있는 식민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미국의 식민지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이에 분개했고, 1640년의 영국 혁명을 본보기로 삼아 이를 모방했습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우면서 영국의 수평파가 생명권, 재산권, 투표권을 주장하면서 공화정을 수립하기 위해 투쟁했던 것을 
상기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왕정을 거부하고 빼앗길 수 없는 여러 권리 즉, 생명권, 자유권, 행복추구권과 같은 권리들을 보호할 것을 주장했고, 이는 1776년에 발표된 미국독립 선언문에 반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공화국에서도 분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중앙집권화된 권력에 대항하고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주 정부) 사이에 권력을 배분하도록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연방제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었는데, 이들 사이에 분열이 발생한 것입니다.
 1770년대에 영국 왕실 및 영국 측에 가담한 근왕파에 함께 대항했던 남부 주와 북부 주의 독립파들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투쟁이 끝나자 의견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노예제를 유지하던 남부 주와 북부 주 간에 긴장감이 조성되었고, 구 연방주와 신 연방주 사이에도 견해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농민과 농장의 소유주, 상인들은 경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재산소유자에 대한 특혜가 발생했는데, 가장 자유주의적인 주에서도 헌법에서 토지를 소유하거나 세금을 내는 모든 등 재산 정도에 따라 투표권을 허용하도록 선거권을 제한한 것입니다. 혁명을 지지했던 가장 급진적인 사람들조차도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③ 프랑스혁명
 미국 혁명의 분명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혁명은 외부의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자극이 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미국 혁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세력의 타락과 경제적 실책에 불만을 느끼던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미국 혁명에 참여해 함께 싸웠던 프랑스 군인들이 돌아와 미국 혁명의 정신을 전파하면서 동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쳤습니다. 이들과 농민, 분노한 부르주아들과 제3신분이 들고 일어선 가운데 국민의회가 결성되었는데, 이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뒤 1789년 7월 14일 민중들은 거리로 나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습니다. 혁명의 지도자들은 보편적 법치, 개개인의 평등한 시민 자격과 주권 등을 명시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을 발표했습니다.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은 ‘모든 시민’이라는 말로 보편적인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정치참여나 투표권에 있어서 재산의 정도에 따라 제한을 두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도 영국이나 미국처럼 재산을 소유한 정도에 따라 실질적으로 투표권을 제한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분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혁명가들은 혁명을 통한 인권사상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 다른 나라들이 파견한 군대에 맞서 싸워야했습니다. 외국의 여러 왕실들이 두려워한 것은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이 프랑스 시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 시민이 아닌사람 즉 ‘모든 사람’을 향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내부에서도 갈등은 불거지고 있었다.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이 발표된 지 석 달 만에 하인과 여자, 사흘 치 임금에 해당하는 납세 실적이 없는 사람 등에게는 투표권과 공직취임권을 박탈한 것입니다. 이때 대중운동의 지도자 로베스피에르(Maximilien-FrancoisMarie-Isidore de Robespierre, 1758∼1794)와 같은 몇몇 사람만이 이 조처에 반발했습니다.
 로베스피에르는 재산에 따라 비(非)유산계급이나 농민과 같은 가난한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며, 수입에 따른 누진세 부과, 정당한 재산권 행사와 부당한 재산권 행사를 명확하게 구분하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794년 로베스피에르가 처형됨에 따라 혁명 세력도 힘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