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과제 (5) 앞으로의 미래에서 인권의 과제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과거에는 지금보다 필요한 것이 훨씬 적었을 것입니다. 현재에는 매우 중요한 통신의 자유나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 같은 것은 과거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권리였을 것입니다. 현재나 과거 모두 중요한 인권 문제였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미치지 못하거나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인권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문제들도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권의 구체적인 내용이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인권의 영역에서 제기되어 그것이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권의 문제로 인식되면, 그 이후에는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떤 문제를 주목해 원인을 찾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그것을 전파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해도, 그것을 실현할 힘과 수단을 확보하지 않고는 좋은 정책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좋은 정책을 실현할 정치적, 사회적 힘과 수단을 어떻게 확보하는가 입니다. 인권의 문제들을 현실적
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인권의 발전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인권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약자 소수자라고 부릅니다. 이들에 대한 보호와 구조는 국가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인권은 주로 권리에 대해서 말하지만 헌법이 정한 의무 말고도 시민들에게 주어진 몇 가지 의무에 대해서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침해 금지 의무), 다른 사람을 도울 의무(구조 의무)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약자 소수자가 불평등한 일을 당했을 때 혹은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들의 편에 서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우선적 선택’이라고 부르는데,  서로의 인권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약자와 소수자를 우선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사회적 공감을 
얻고, 언젠가 그것이 모두의 상식이 되도록 하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의 인권을 지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