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과제 (1) 국가의 존재 이유 - 세계 인권 선언과 민주주의 발전

국가의 존재 이유

(1) 세계인권선언의 성립과 의미
 엄청난 학살과 파괴가 자행되었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인류는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는 어떠한 도발도 용납해서는 안되다고 생각했고, 여러 국가들은 본질적 의무를 되새길 필요를 절감했습니다. 이것이 《세계 인권선언》 이 탄생하게 된 이유입니다.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일반 원칙(general principle)이었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들이 모여 인권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원칙을 밝힌 것이었습니다.
 인권에 대해 부담과 의무를 지고 있는 국가는 인권 문제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들이 모여 만든 《세계 인권선언》 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원칙일 수 있어도 인류가 가야할 방향을 온전히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국가들이 모여서 단 한 나라도 반대하지 않고 만든 원칙이라는 점, 인권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에 서는 법이 없는 국가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중요한 원칙이 될 수 있었습니다.

 

(2) 민주주의와 세계인권선언
《세계 인권선언》의 탄생과 더불어 인권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서로 분리된 현상으로 인식된 적도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정부 조직, 즉 국가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로 인식되었고, 인권은 그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각 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건으로 인식되어 온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민주주의와 인권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어, 두 가지를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가의 역할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국가의 정책과 공적인 문제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주의가 가진 권력분립, 공개성, 책임성 원칙 등은 인권의 보장과 실현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국민들은 모두 평등한 자격을 가지며, 국가는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권은 국가의 존립 근거이며, 국가의 정당성 판단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은 권리의 주체이며, 국가가 의무를 제대로 수행해야만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들이 효과적으로 정책과 공적인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계를 확립해야 하며 국가(정부)가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또는 국민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참고

1941년 1월 6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이때는 전세계적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지만, 미국은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전하기 전이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은 독일 등과 싸우던 연합국에 무기 및 전쟁 물자를 보내기 위해 의회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이것은 미국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루스벨트는 이 연설에서 ‘네 가지 자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제1의 자유는 언론 및 발표의 자유이다. 제2의 자유는 종교신앙의 자유이다. 즉,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신을 예배하는 자유를 말하는 것이다. 제3의  자유는 가난으로부터의 자유이다. 모든 나라가 그 국민을 위하여 건강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줄 수 있는 경제적인 약속을 뜻한다. 제4의 자유는 공포로부터의 자유이다.  세계적인 군축이 철저히 추진되고, 어떠한 나라에도 인접국에 대하여 물리적 침략 행위를 계획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