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 기구의 기원과 발전 (7)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의의

(3)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의의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 시민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지속적 발전과 유엔의 국제인권 기준의 제도적 확산 노력이 당시 ‘국민의 정부’의 정책과 결합하면서 탄생한 기구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으로 한국사회에서 인권은 정치적 수사나 선언이 아닌 국가 정책의 중심가치이자 기준으로 자리매김하는 형식적 틀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존립 목적을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국가인권기구의 존재 여부, 그리고 위상과 권한의 정도는 해당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정치적 의지와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은 한국에서도 인권의 보편적 실현이라는 인류의 열망과 대의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에 대한 평가와는 달리, 국가인권위원회는 설립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들은 국가인원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에 대한 혼란과 불안한 지위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의 인권위 대통령 직속기구화 시도, 2009년 인권위 조직 21% 축소, 새로 임명된 인권위원(장)의 적격성 문제, 2014년 ICC 등급 보류 판정 등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로 비생산적인 논란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설립 자체로, 존재 자체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 국가기구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개인은 물론이고 인권과 관련한 그 동안의 잘못된 법률과 제도 등을 개선하는 데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억압과 차별을 당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실제 이들에게 얼마만
큼 제대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시정과 구제조처가 이루어졌느냐는 별개로 하더라도, ‘인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국가기관’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찾아가기라도 할 수 있는 국가기관’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국가인권위원회 - 사이버인권교육 보조교재 : 인권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