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동체 (3) 전통적 성격

(1) 전통적 성격
 규모가 작은 전통적 농촌공동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들 중 하나는 고립성입니다. 대부분의 촌락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농지나 산림, 하천 등과 같은 지리적 장애물로 서로 격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고립성은 그 촌락민들로 하여금 촌락간의 사회적 접촉을 어렵게 하는 반면 촌락 내의 인간관계를 대면적이고 친밀하게 해 줍니다. 또한 촌락민들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토착화된 공통의 전통문화를 내면화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과 사고방식, 그리고 행동유형을 가집니다. 이와 같은 촌락민의 특성은 그들 사회의 몇 가지 두드러진 구조적 양상을 조장합니다. 즉, 사회조직의 지속적인 통합성, 전체성, 그리고 예측가능성을 조장한다. 촌락민들은 그들의 의무와 역할,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 자신을 촌락집단과 동일시하고 있다. 이러한 성격들은 더 나아가서 집단소속감과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지방주의, 보수주의, 그리고 전통주의를 조장합니다. 촌락공통체의 가치와 규범들은 보수주의적이고 전통주의적인데, 촌락 생활의 모든 국면은 이러한 전통적 가치와 규범에 의해서 한정됩니다. 여기서 어긋나는 경우는 모두 일탈로 제재를 받는데, 특히 종교행위와 성관계에 관한 원규, 부부와 부모의 의무, 그리고 자식의 도리 등에서의 이탈은 모두 용납될 수 없는 이단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선성과 규범들의 절대성은 인간이 보통 상상하는 것처럼 개인들에게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촌락은 고립되어 있어서 좀처럼 다른 사회의 가치나 행위유형에 의해서 침투되지 않고 모든 상황에 적절한 관례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촌락민들은 행위의 선택가능성이 없습니다. 협동은 전통적 농촌공동체의 가장 두드러진 사회적 상호작용 형태입니다. 전통적 농촌 공동체에서 갈등이나 경쟁관계 보다 협동관계가 더 발전하는 이유는 고립성과 지방주의, 그리고 강한 유대감에서 찾을 수 있기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고립된 촌락에서 협동은 공동의 자연물리환경에 대한 불가피한 적응 수단입니다. 

 

예)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여 수로와 제방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협동의 좋은 보기임. 

 

더 나아가서 지방주의와 혈연유대에 기초한 전통문화는 관혼상제에서 서로 협동하는 규범을 강화시키고 경쟁과 갈등을 제재하는 관례를 잘 유지시켜 줍니다.

 

전통적 농촌공동체의 농가들은 자급자족적입니다. 즉 그들의 생산은 교환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수요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노동력과 금전적 호혜관계를 맺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없습니다. 

 

예) 한국에서 발전하였던 두레와 품앗이, 계 등은 자급자족적 생산양식 하에서 이루어졌던 대표적 협동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