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1) 가족 및 가족제도의 의미

가족 및 가족제도의 의미

(1) 개요
인류사회의 본유적 특성인 군집생활을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제도들을 발전시켰습니다. 가족 및 가족제도는 인류역사의 시작과 동시에 발전되어 온 사회제도로서 다른 어떤 제도보다도  유구한 역사를 지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장구한 역사를 지니는 가족제도가 정형화되거나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사회변화와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2) 가족 및 가족제도의 의미
가족과 가족제도는 매우 유사한 개념이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가족과 가족제도는 각각 개별적 현상과 제도적 현상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들 사이의 차이는 마치 교육과 교육제도 사이와 종교와 종교제도 사이, 경제와 경제제도 사이의 차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즉 가족이나 교육, 종교, 경제가 각각 구체적이고 관찰 가능한 개별적 현상임에 비해서 가족제도와 교육제도, 종교제도, 경제제도는 각각 일련의 개별적 현상들이 집합적으로 형성하는 제도화된 현상입니다. 이를테면, 가족은 ‘나의 가족’ 이나 ‘너의 가족’ 등 특정한 개체를 가리키지만 가족제도는 여러 가족들을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는 체계화된 규칙이나 신념, 지위, 행위유형 등의 총체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사회적 및 제도적으로 일반화된 신념이나 규칙체계를 반영하지 아니하는 가족도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이란 무엇을 지칭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쉬워 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그다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하는 한 쌍의 남녀,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는 한 쌍, 아이를 입양한 부부 등은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고, 최근에 새로이 나타나기 시작한 생활양태인데, 이들도 과연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결국 가족에 대한 개념정의에 있어서 이성 간의 성관계와 혈연관계, 친자관계, 사회적으로 인정된 부부관계 등 이른바 가족에 대한 전통적 정의의 핵심적 구성요건들이 어느 정도 중요한가 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결국,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 방식의 개념정의는 어떻게 서로 다른가를 살펴보고 현대사회의  가족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가족의 전통적 개념과 현대적 개념의 비교
 전통적으로 가족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개념정의 가운데 하나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로서, 일정한 경제적 단위를 형성한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동거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집합’ 입니다. 이러한 개념정의는 혈연관계와 친자관계, 이성 간의 성관계,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부부관계 등이 가족의 핵심적 구성요인임을 묵시적 혹은 명시적으로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가족의 범위를 지나치게 한정시킴으로써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구성요건들을 체계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예) 사회적 용인과정이 생략된 동거관계나 동성 간 성의 결합, 입양 등. 

 

 따라서 대부분의 현대 사회학자들은 가족의 범위를 한층 완화시켜서 ‘서로에 대한 의무감을 지니고서 공동의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로서, 다른 집단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집단정체감을 보유하는 사람들의 집합’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의에는 가족의 경계를 가름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혈연관계나 친자관계, 이성 간의 성관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부부관계 등 다분히 객관적인 요인들이기 보다는 당사자들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라는 인식이 기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