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연구방법
인간의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설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희랍이나 로마에서는 영아가 두려운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경험할수록 성장하여서 두려움을 덜 가지며 정서적으로 보다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유럽에서는 반대로 아동이 두려움을 경험하지 않아야 외향적인 아동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Kagan, Kearsley, & Zelazo, 1978). 어떠한 주장이 맞을까요?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요?
영아의 발달에 관한 연구방법은 일반적으로 양적 연구(quantitative research)와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또한 횡단적 연구와 종단적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양적 연구는 변인이라고 불리는 수리적 지표(index)를 사용하는 것이고 질적 연구는 행동의 의미나 질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양적 연구나 질적 연구 모두 횡단적 연구와 종단적 연구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전통적으로 양적 연구에 속하는 실험연구와 상관연구에 대해서, 그리고 영아 발달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한 자료수집방법을 알아보고 질적 연구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영아발달 연구방법인 횡단적 연구 방법과 종단적 연구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영아발달선별검사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1. 실험연구와 상관연구
(1) 실험연구
실험연구(experimental research)란 다른 모든 조건이나 상황이 통제되는 동안 하나의 조건이나 상황을 조작해 보는 것입니다. 표준화된 실험연구에는 연구 대상 집단과 연구변인이 있습니다.
연구 대상 집단에는 통제집단(control group)과 실험집단(experimental group)이 있습니다. 통제집단이란 연구를 위하여 실험조작처치를 받는 집단에 비하여 아무런조치를 받지 않는 집단을 말합니다. 실험집단은 바로 실험조작처치를 받는 집단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영아가 주변 사람들의 입모양을 모방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실험집단 영아들에게는 입모양이나 얼굴표정을 변화시키는 성인을 보여주지만 통제집단에게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느 영아는 통제집단에 어느 영아는 실험집단에 넣어야 할까요? 실험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연구 대상 영아를 무선적으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에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무선배정 (random assignment)이라 합니다.
실험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연구변인입니다. 연구변인에는 독립변인 (independent variable)과 종속변인 (dependent variable)이 있습니다. 독립변인이란 연구자에 의해 조작되거나 변화되는 변인입니다. 영아의 모방연구에서 독립변인이란
영아에게 보여주는 성인모델 유형이 됩니다. 독립변인은 나타난 현상의 원인이 되는데, 예를 들어 각 성인모델의 유형은 영아가 다른 움직임을 모방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 가정됩니다. 한편 종속변인은 독립변인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 행동을 말합니다. 모방연구에서는 종속변인이란 영아의 모방행동의 빈도, 즉 입모양 또는 혀를 내미는 행동의 빈도가 될 것입니다. 종속변인은 독립변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다시 말하면 독립변인의 조작은 종속변인의 세계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가정됩니다.
실험연구는 연구를 통해 영아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알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연령별로 다수의 영아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여 그 결과를 일반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연구에서 영아가 우리가 바라는 특정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영아가 알지 못한다거나 반응을 할 수 없다고 결론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영아가 보여준 두 자극의 차이를 간파할 수 있지만 반응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영아를 반복하여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 실험연구의 단점으로는 우리가 연구 대상 영아를 무선으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에 배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조산의 영향을 연구하고자 하는 경우 무선적으로 태아를 조산하게 할 수 없으며, 또한 무선으로 부모의 양육태도를 배정할수도 없습니다.
(2) 상관연구
상관연구는 영아의 세계에 자연적으로 있는 두 변인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즉 두 변인들을 측정하여 이 두 변인이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통계적으로 계산해 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영아의 키와 몸무게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대상 영아들의 키와 몸무게를 재서 영아의 키가 변화되는 경우 몸무게가 변화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상관연구의 결과는 -1에서 +1의 수치로 나타나며 0에서 -1 의 수치를 나타내면 부적상관이 있다고 하며 0에서 +1의 수치를 나타내면 정적 상관이 있다고 합니다. 부적 상관이란 한 변인의 값이 증가하면 다른 변인의 값이 감소하는 경우를 말하며, 정적 상관이란 한 변인의 값이 증가하면 다른 변인의 값도 증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상관관계의 결과는 변인들이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를 알려주지만 변인들 간의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영아의 키와 몸무게의 상관계수가 .5라고 한다면 영아의 키가 클수록 몸무게가 많이 나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의 원인이 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2. 종단적 연구와 횡단적 연구
영유아를 연구하고자 하는 경우 특정 순간의 영아의 발달상황을 알아보고자 하는 경우도 있으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른 영아의 발달적 변화를 알아보고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종단적 연구(longitudinal
study)와 횡단적 연구(cross sectional study)로 나뉩니다.
(1) 종단적 연구
종단적 연구는 같은 연령의 영아들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되풀이해서 관찰하거나 검사를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영아가 사용하는 어휘의 발달을 알아보고자한다면 2013년 3월에 태어난 아기들을 대상으로 영아기 내내, 즉 출생에서 3년 동안 이들을 관찰하여 첫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언제이고 월령이 증가하면서 사용하는 어휘가 어떻게 증가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 측정, 기록하는 것입니다. 종단적 연구는 초기 경험이 이후의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거나, 시간의 경과에 따른 발달적 변화양상을 알아보는 데 중요한 연구방법입니다. 또한 종단적 연구는 영아의 한 행동이 연속적인가 불연속적인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영아기에 부모와 장기간 떨어져 있던 경험이 이후 인지나 사회·정서발달에 영향을 미치는가, 영아기의 공격적인 성향이 청소년기까지도 지속 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단적 연구는 영아의 성장을 기다려야하며-즉, 시간이 소요되며 - 연구대상 영아가 이사나 개인적 사정 등으로 탈락되는 경우가 있고, 때로는 측정이 반복하여 이루어지므로 결과의 변화가 영아가 성장함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라기보다는 반복측정으로 인해 검사에 익숙해지는 연습효과일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갖습니다.
(2) 횡단적 연구
횡단적 연구란 각각 다른 연령의 영아를 대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변인에 대하여 같은 시기에 관찰하거나 검사를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연령증가에 따른 영아의 신장의 변화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면 출생, 6개월, 1세, 1세 반, 2세, 2
세반, 3세 연령의 영아를 각각 선정하여 이들의 신장을 측정하여 살펴보는 방법입니다. 횡단적 연구는 연구대상 영아의 성장을 기다릴 필요가 없이 각 연령의 발달적 특성을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습니다. 또한 각 연령의 영아를 다수 대상으로 연구하여 각 연령별 발달적 특성을 알아내고 일반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횡단적 연구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영아가 어떻게 발달하는지는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3. 질적 연구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는 수나 양을 다루는 실험연구나 관찰연구와는 달리 관찰자가 상황이나 행동의 의미에 초점을 두고 명백하게 기술하여야 합니다 (Fogel, 2011). 가장 초기의 질적 연구의 대표적인 예가 18, 19세기 유럽과 북미 부
모들의 아동 전기(baby biography)입니다. 이들의 일기는 영아의 행동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영아의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질적 연구의 첫째 요소를 충족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윈이나 피아제의 연구도 질적 연구의 측면을 볼 수 있습니다.
질적 연구는 연구자가 자신의 반응을 기술한다는 점에서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질적 연구자들은 연구자가 자신의 반응을 기술하는 것이 비과학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연구대상의 행동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연구자 자신이 자신의 반응과 편파를 깊이 인지하는 데서 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질적 연구의 한 예로 사례연구(case study)를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한 아동이나 몇 명의 아동들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이 서술된 사실을 분석하여 결론을 내리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