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발달과 애착
(1) 정서표현
볼비(1979)는 영아가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 유지하거나 애착대상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강렬한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영아가 애착대상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사랑과 유사한 정서를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유대감이 지속되면 즐거움을, 그렇지 못하면 분노의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애착대상과의 유대감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불안을 유발하며 실제로 상실하였을 경우 슬픔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애착은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인스워스의 낯선상황은 바로 영아의 정서표현의 전략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안정애착 영아는 보호나 위안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나 불안-회피 애착 영아는 자신의 애착욕구의 표현을 제한하며 불안-저항 애착 영아는 자신의 애착욕구를 과도하게 표현합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서표현과 관련하여 설명하면, 안정애착 영아는 어머니와 격리 이전에 이미 긍정적 정서를 양육자와 교류하며 재결합 시 재빨리 긍정적 기분으로 회복이 됩니다. 반면 불안-회피 애착 영아는 긍정, 부정의 정서표현이 거의 없으며 불안-저항 애착 영아는 어머니와의 격리 시 부정적 정서표현이 아주 눈에 띄었습니다.
애착과 관련된 유아의 정서이해에 대한 연구(Raikes & Thompson, 2006)를 보면 안정애착을 형성한 유아는 불안애착을 형성한 유아보다 정서이해를 더 잘하였습니다. 안정애착을 형성한 유아들은 다른 사람의 정서를 더 잘 알아차렸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긍정적 정서보다 복잡한 다른 사람의 부정적 정서나 혼합된 정서도 불안애착유아보다 더 잘 이해하였습니다.
(2) 정서통제
애착은 정서이해만이 아니라 정서통제와도 관련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서통제와 애착과의 관계는 애착의 중추 요인으로서 안정감의 통제를 강조하는 스러프와 워터스(Sroufe & Waters, 1977) 의 주장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영아의 정서신호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영아가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조직하고 안전감을 통제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이와 비슷하게 케시디(Cassidy, 1994)는 애착의 안정성은 개방적이고 융통성 있는 정서표현과 관련되는데, 부모가 다양한 정서에 대하여 반응을 잘 하면 영아는 그러한 정서표현이 유용하며 부정 정서는 위기상황에서 양육자를 긴장시킴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불안-회피 애착 영아는 정서표현이 거의 없는데, 이는 양육자가 부정적 정서표현을 무시하여 영아가 고통스러운 거부감을 경험하지 않기 위하여 부정적 정서표현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긍정적 정서, 또한 열광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자신의 기대가 무너졌던 경험 때문에 위축됩니다. 한편 불안-저항 애착 영아는 정서표현이 극대화되는데 이는 부정적 정서에 대한 일관성 없는 반응을 받은 경험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을 토대로 볼 때 영아의 불안에 대하여 부모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안정애착 관계가 지속될 경우 영아는 성숙하면서 보다 정서통제를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영유아의 감정에 대하여 부모가 수용적이며 특히 영유아가 위협감을
느끼고 불안할 때 개방적으로 소통하고자 한 경우 안정애착 관계의 부모는 영유아의 정서의 인식과 정서통제 능력을 촉진시킵니다(Thompon & Meyer, 2007).
애착과 정서통제와의 관련성에 관한 한 연구(Gilliom, Shaw, Beck, Schonberg,& Lukon, 2002) 결과를 보면, 한 돌 반에 안정애착으로 분류된 남아들을 이들이 세돌 반이 되었을 때 관찰해 보니 보다 건설적으로 화를 다루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불안애착을 형성하였던 영아보다 좌절감을 주는 과제에 대하여 질문을 많이 하고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인지발달
(1) 기억
애착연구가들(Alexander, Goodman, Schaaf, Edelstein & Quas, 2002)에 의하면 안정애착을 형성한 영유아는 신뢰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보호자를 표상한 내적작동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나 낯선상황에 처했을 경
우 자신의 정서를 보다 잘 통제하여 자신들이 경험하는 사건에 주의를 더 잘 기울이고 정확하게 부호화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불안애착을 형성한 영유아들은 반응을 잘 안하거나 일관성 없는 보호자를 표상하는 내적 작동모델을 갖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 처하면 사건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더 심각하게 위협감을 느끼게 되어, 자신의 보호에 관심을 갖고 상황에는 초점을 두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부호화에 제한을 갖습니다. 즉 안정애착을 형성한 영유아나 불안애착을 형성한 영유아가 어떤 특정 상황에 대하여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끼더라도 안정애착 영유아들은 불안애착 영유아보다 사건의 여러 면모에 비교적 더 잘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애착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에 대한 영유아의 기억이나 암시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주는 의학적 처치를 받는 3세에서 10세 사이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Goodman, et al., 1994) 결과를 보면 불안애착을 형성한 부모들의 자녀는 안정애착을 형성한 부모의 자녀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나타냈으며, 스트레스는 아동
의 기억과 부적 상관을 보였습니다.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기억이 저조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부모가 안정애착을 형성한 아동은 부모가 불안애착을 형성한 아동들보다 기억에서 오류가 유의하게 적었습니다. 한편 다른 연구(Kirsh & Cassidy, 1997)에서는 3세 영아들에게 불안과 관련된 상황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 거부, 과도한 반응과 관련된 이야기 들려주고 이들의 애착유형과 기억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안정애착 영아들은 어머니의 반응성에 대한 이야기를 불안애착 영아들보다 더 잘 기억하였을 뿐 아니라 이들은 불안-저항 애착 영아들보다 어머니의 거부, 과도한 반응 또한 더 잘 기억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안정애착 영아들이 애착관련 정보 처리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정보에 개방적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4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유효순, 2007)에서는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경험하게 한 뒤 일주일 후 이들의 기억과 애착관계를 살펴보았는데 안정애착 유아들은 불안애착 유아들보다 정확하게 회상하였을 뿐 아니라 암시성에 대한 저항이 더 컸다고 합니다.
(2) 정보처리
정보처리이론에서는 인간의 사고를 컴퓨터의 작동에 비유하여 정보가 두뇌에서 어떻게 처리되어 작동하는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영아는 다른 어떤 정보보다도 시각적인 정보, 특히 대조가 되는 부분과 움직임에 주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사람의 얼굴표정에 관심을 집중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청각적인 것에 관심을 보이는데 높은 소리와 음조의 변화에 관심을 갖습니다. 이러한 영아의 특성은 출생 초부터 영아가 선택적 주의를 기울이며 주변의 사람들이 엉아가 관심을 기울이도록 행동을 하도록 하여 영아의 관심을 받게 될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영아기에는 정신적 표상이 선택적 주의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놀랍게도 주의력 전략에서의 차이를 보면 영아애착유형이 아주 결정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안정애착을 형성한 영아는 양육자와 주위환경 모두에 융통성있게 주의를 기울입니다. 반면 불안-회피 애착 영아는 애착과 관련된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외시키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환경에 초점을 두고 양육자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불안-저항 애착 영아는 과잉활동적이어서 애착관련 정보에 지나치게 경계를 합니다.
이들은 오직 양육자에게 초점을 두어 주변 환경적 정보를 무시합니다(Goldberg,2000).